2026년 원청과 하청의 교섭 범위는 어떻게 달라졌나?

원청과 하청이 함께 일하는 사업장에서 노동조합이 교섭을 요구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은 대개 두 가지입니다. “하청노조가 원청에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가?”와 “원청과 하청의 교섭 범위는 같은가?”입니다. 2026년 개정 노동조합법은 원청의 책임을 일률적으로 넓힌 법이라기보다, 실제로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교섭 상대방과 의제를 판단하도록 기준을 바꾼 법에 가깝습니다.

회의실에서 원청과 하청 관계를 가진 노동관계 당사자들이 서류를 검토하는 모습
회의실에서 노동관계 당사자들이 각각의 서류를 검토하는 모습. 원청·하청 교섭에서는 계약 명칭보다 의제별 결정권과 교섭단위가 중요합니다.

2026년 개정 노동조합법의 기준부터 확인하기

현재 적용되는 법은 2025년 9월 9일 공포된 법률 제21045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입니다. 제2조와 제3조를 중심으로 한 개정법은 2026년 3월 10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흔히 ‘노란봉투법’이라고 부르지만, 이 글에서는 법률상 명칭인 개정 노동조합법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2026년 9월 기준 시행 법령과 고용노동부·중앙노동위원회의 원·하청 교섭 안내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먼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법률 제21045호 개정문에서 시행일과 개정 조문을 확인하고, 실제 제2조 문언은 현행 노동조합법 제2조 본문과 대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청·하청 교섭 범위 한눈에 보기

구분원청과 직접 고용된 노동자하청·도급 노동자
기본 교섭 상대방근로계약을 체결한 원청기본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하청업체. 다만 원청이 특정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면 그 범위에서 원청도 사용자
교섭 의제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배치 등 원청 노동자의 근로조건하청업체가 정하는 조건과 원청이 실제 결정하는 조건을 의제별로 나누어 판단
교섭단위원청 노동자 단위원칙적으로 하청노동자 단위에서 교섭창구를 정하고, 차이가 크면 합리적 분리 가능
핵심 주의점원청이 결정할 수 없는 하청 의제를 대신 교섭할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님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되어도 모든 의제와 모든 하청노동자에 대해 자동으로 책임지는 것은 아님

첫 번째 변화: 근로계약이 없어도 원청이 사용자가 될 수 있다

개정 제2조 제2호는 사용자의 정의에 중요한 문장을 추가했습니다.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는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봅니다. 따라서 원청과 하청노동자 사이에 직접 근로계약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원청의 교섭 의무를 처음부터 배제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은 “그 범위에서”입니다. 원청이 하청노동자의 모든 조건을 결정하는 공동사용자가 된다는 뜻이 아니라, 원청이 실제로 지배·결정하는 조건에 한정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지위를 판단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원청이 작업장 출입, 작업방법, 안전기준, 배치 승인 또는 업무량을 사실상 정하고 있다면 관련 의제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하청업체가 임금 지급과 근무편성 등을 독립적으로 정하고 원청이 구체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면 같은 결론이 자동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실무 행동: 하청노조는 교섭 요구서에 “원청이 사용자다”라고만 쓰지 말고, 임금·시간·안전·배치 등 의제별로 원청의 결정이나 승인 사실을 적으십시오. 원청과 하청업체는 계약서뿐 아니라 작업지시서, 승인메일, 배치표, 안전규정, 정산자료처럼 실제 운영을 보여주는 자료를 함께 보관해야 합니다.

두 번째 변화: 하청노조의 교섭 의제는 원청이 결정하는 범위까지

개정법이 만든 실질적인 변화는 원청과 하청노동자의 대화 통로가 법적으로 더 분명해졌다는 점입니다. 고용노동부는 개정법의 취지를 하청노동자가 자신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원청과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하청노조가 원청에 요구할 수 있는 범위는 하청업체의 명목상 사용자 지위가 아니라, 원청이 해당 조건에 실제 영향력을 행사하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원청이 작업시간의 시작·종료 기준을 정하고 하청업체가 사실상 그대로 따르는 구조라면 그 시간 조건은 원청 교섭의제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청이 현장 안전수칙과 인력배치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한다면 안전과 배치도 관련 의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하청업체의 임금표, 휴가 승인, 징계 절차를 원청이 정하지 않고 하청업체가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면 그 부분은 원청의 교섭 범위에 포함되는지 별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이 판단은 업종, 계약 구조, 실제 지시 체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모든 의제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아직 개정법 시행 이후의 구체적 사건이 충분히 축적되는 과정이므로, 정부 안내는 판단의 출발점이지 개별 사건의 결과를 미리 확정하는 판결은 아닙니다.

실무 행동: 교섭 요구를 받은 원청은 의제를 “수용·협의 가능·결정 권한 없음”으로 나누어 검토하고, 거절할 때는 계약 부존재만 들지 말고 해당 의제를 실제로 결정하지 않는 이유와 자료를 제시하십시오. 하청노조는 요구사항을 원청이 통제하는 부분과 하청업체가 통제하는 부분으로 분리해 두어야 교섭 범위를 명확히 주장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변화: 원청·하청이 교섭하는 방법도 따로 정리됐다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된다고 해서 하청노조가 원청과 곧바로 일대일 교섭을 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용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는 2026년 2월 27일 공동브리핑에서 원청이 개정법상 후단 사용자로서 하청노조와 교섭하는 경우에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적용된다고 안내했습니다. 원칙적으로 전체 하청노동자의 단위에서 원청에 대한 교섭창구를 정하고, 업무 내용·특성·근로조건·이해관계가 크게 다르면 시행령에 따른 교섭단위 분리를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원청 노동자와 하청노동자는 사용자 책임의 범위와 근로조건 결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원청노조와 하청노조를 항상 하나의 교섭단위로 묶는다고 이해하면 안 됩니다. 반대로 하청노조끼리의 교섭창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개별 노조가 절차를 건너뛰고 따로 교섭을 요구할 경우, 원청이 어떤 방식으로 공고하고 창구를 정할지, 교섭단위 분리가 필요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노사 당사자가 합의해 공동교섭을 선택할 수 있는지 여부와 구체적 절차는 해당 사업장의 조직·의제·시행령 적용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실무 행동: 원청은 교섭 요구를 받으면 하청노조 수, 조합원 구성, 업무와 근로조건의 공통성, 기존 교섭 진행 상황을 확인하십시오. 하청노조는 다른 하청노조와의 관계, 대표노조 선정,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을 먼저 정리한 뒤 원청에 요구서를 제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네 번째 변화: 경영상 결정도 근로조건과 연결되면 쟁점이 된다

개정 제2조 제5호는 노동쟁의의 범위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과 일정한 단체협약 위반을 포함했습니다. 그래서 외주화, 사업장 이전, 업무 축소, 인력 구조조정 같은 경영상 결정도 노동자의 고용·배치·임금·작업방식에 영향을 준다면 교섭 대상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청 구조를 새로 만들거나 기존 업무를 다른 업체로 넘기는 경우에도 단순히 “경영 판단”이라고만 설명해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경영 결정을 바로 노동쟁의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법문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이라고 범위를 제한하고, 당사자가 합의를 위해 노력해도 더 이상 자주적 교섭으로 합의할 여지가 없는 분쟁 상태를 전제로 합니다.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과 실제 쟁의행위를 적법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서로 다른 단계입니다. 조정절차, 찬반투표, 쟁의 방법, 필수유지업무 등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실무 행동: 회사는 경영 결정을 알릴 때 고용·배치·근로시간·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항목별로 설명하고 협의 기록을 남기십시오. 노조는 경영 결정에 반대한다는 표현만 반복하기보다 어떤 근로조건이 어떻게 바뀌는지와 요구하는 대안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손해배상 제한은 교섭 범위와 어떻게 연결되나

개정 제3조는 단체교섭과 쟁의행위, 그 밖의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근로자에게 책임을 인정할 때에도 조합 내 역할, 참여 정도, 손해 발생 관여도 등을 고려해 개인별 책임비율을 정하도록 했습니다. 배상액 감면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와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거나 조합원의 활동을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청구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도 마련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변화가 원청·하청 교섭에서 발생하는 모든 위법행위의 책임을 없앤다는 뜻은 아닙니다. 법에 따른 교섭이나 쟁의인지, 특정 행위가 손해의 원인이 되었는지, 개인별 관여가 어느 정도인지가 여전히 중요합니다. 따라서 교섭 범위가 넓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쟁의행위가 자동으로 보호되거나, 회사의 모든 손해배상 청구가 금지된다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실무 행동: 노조는 교섭·쟁의 의사결정과 안전·질서 유지 조치를 기록하고, 회사는 손해액을 일괄 계산하기보다 행위자·행위·인과관계·실제 손해를 분리해 검토하십시오.

목적별 실무 체크리스트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하기 전

  • 원청이 실제로 결정하거나 승인한 근로조건을 의제별로 적었는가?
  • 원청 사업에 하청 업무가 어떻게 편입되어 있는지 자료가 있는가?
  • 다른 하청노조와 공통된 이해관계와 차이를 확인했는가?
  • 교섭창구 단일화와 교섭단위 분리 가능성을 검토했는가?
  • 요구서, 회의록, 공문, 지시자료를 날짜 순서로 보관했는가?

원청이 교섭 요구를 받았을 때

  • 계약 당사자 여부와 별도로 의제별 실질적 결정권을 검토했는가?
  • 교섭 가능한 의제와 권한이 없는 의제를 구분했는가?
  • 전체 하청노조와 교섭창구 절차를 확인했는가?
  • 업무·근로조건·이해관계 차이에 따른 단위 분리를 검토했는가?
  • 거절 또는 회신 사유를 자료와 함께 서면으로 남겼는가?

결론: ‘누가 사용자냐’보다 ‘무엇을 누가 정하느냐’가 핵심

2026년 원청과 하청의 교섭 범위는 동일하게 넓어진 것이 아닙니다. 개정 노동조합법은 근로계약이 없어도 특정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주체를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보고,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까지 노동쟁의의 정의에 포함했습니다. 동시에 원·하청 교섭에는 교섭창구 단일화와 교섭단위 분리라는 절차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무에서 최종적으로 확인할 순서는 간단합니다. 첫째, 교섭 의제를 잘게 나눕니다. 둘째, 각 의제를 실제로 결정한 주체를 자료로 확인합니다. 셋째, 하청노조의 교섭단위와 창구 절차를 점검합니다. 넷째, 교섭 결렬이나 쟁의로 넘어갈 경우 별도의 조정·쟁의행위 요건과 책임 문제를 다시 확인합니다. 공식 해석과 최신 절차 안내는 고용노동부·중앙노동위원회 공동브리핑고용노동부 노동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교섭 거부, 부당노동행위, 쟁의행위 또는 손해배상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관련 기록을 준비해 노동위원회·고용노동부 상담 또는 노무사·변호사의 검토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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